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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문화재야행(夜行) 별빛기행 체험기
“꾸불꾸불 골목길 따라 태조로 따라 경기전에서 별을 보다”
 
이승희 기자 기사입력  2017/05/29 [08:46]

 

 

 

▲ 경기전 어진박물관 앞뜰에서 별빛기행 참가자가 별들을 관측하며 감탄하고 있다.(사진제공=전주문화재야행 추진단)

 

전주문화재야행(夜行)이 개막하는 27일 아침 나는 아내에게 프로그램 설명도를 건너 주며, “가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으면 같이 갑시다”고 제안했다.

 

한참 동안 프로그램 지도를 살펴 본 아내가 선택한 야행(夜行)은 별빛기행.

 

27일 첫 선을 보여 모두 5회에 걸쳐 진행되는 '별빛기행'은 오후 7시부터 9시 30분까지 조선 역사를 열어준 하늘의 열쇠. 만 원권 지폐에 담긴 별들의 비밀 국보 제228호 천상열차분야지도 속 숨겨진 태조 이성계 이야기를 찾아가는 프로그램으로 짜여져 있었다.

 

오후 6시 효자동을 출발한 우리 부부는 오목대 아래 태조로쉼터에 도착했다. 접수를 확인하고 20여명씩 편성된 우리 조는 4조. 안내부스에서 제공한 청사초롱을 들고 문화관광해설사의 안내로 오목대에 올랐다.

 

별빛기행은 사전 예약제로 실시했는데 200명 정원이 매진됐다. 나는 200여명 중에 혹여 아는 사람이 있나 살펴보았으나,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 경기전 앞 국악 공연 한마당.(사진제공=전주문화재야행 추진단)

 

대다수 서울 등 전라북도 사람들이 아닌 외지에서 온 사람들이다. 이중 해외에서 온 관광객도 더러 눈에 띠었다. 하! 전주가 과연 우리나라에서 알아주는 관광지가 되었구나. 아내의 입에서 감탄이 터졌다.

 

◆ 청사초롱 들고 오목대에 오르다

 

오목대에 올랐을 때 해는 아직 서산에 걸려 있었다. 이성계가 아지발또가 이끄는 왜군 1만여명을 남원시 운봉면 일대 황산에서 대첩을 거두고 승암산과 남고산 사이 좁은목을 통과해 전주에 도착한 곳이 오목대다.

 

이때 전주 이씨 문중들은 크게 잔치를 열었는데, 전주 이씨 문중들은 한나라를 세운 고조 유방의 고향 풍패(豊沛)를 찬양하는 대풍가를 불렀다고 전해진다. ‘풍패’를 ‘전주’에 빗대어 “당신이 나라를 다시 세우소서”라고 권했다는 전설같은 얘기다. 대풍가 편액이 오목대 정자에 걸려 있다.

 

오목대에서 국악 공연을 감상하고 내려오는 길에 해는 서산에서 막 지고 있어, 전주 서쪽 태극산이 붉게 물들었다. 문화관광해설사의 전주 얘기는 뒷등으로 듣고, 우리 부부는 석양에 물든 산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흥에 취했다.

 

골목길에 들어섰을 때는 이미 어두워 청사초롱은 희미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옛날 전주여고와 전주여상이 있었던 터에 지금은 르윈호텔과 소리문화관, 한옥생활체험관 등이 자리하고 있다. 기차가 다녔던 터라 굴다리수퍼라는 상호가 눈에 띤다. 굴다리수퍼에서 갈길을 왼쪽으로 돌려 스쳐 지나간 곳을 황손 이석 선생이 살고 계신 승광제(承光齊)다.

 

고종은 우리나라를 청나라의 속국이 아닌 황제국임을 선포하고 그 해 연호를 광무라고 했다. 고종의 염원을 담아 광무년을 잇는다고 하는 뜻을 담아 집 이름을 지었다. 마땅히 고종황제의 손자이자 의친왕의 아들 이석 선생이 살고 있다.

 

아내에게 황손 이석 선생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가수로 데뷔를 한 곡이 ‘비둘기처럼 다정한 사람들이라면 ...’이라는 노래라고 설명해주자 ‘몰랐던 사실'이라며 흥미로워 했다. 당시 고종의 딸인 공주와 옹주 등 고모들이 한사코 말렸다고 한다. 황손이 광대처럼 노래를 하면 안된다고.

 

50년대 백양메리야쓰 공장과 문화연필 공장이 있었던 터를 지나 총총 걸음으로 경기전에 도착했다. 경기전에 도착하니 국악 공연 한마당이 열리고 있었다.

 

이름이 잘 들리지 않았지만 MC를 보는 사람이 나름 이름 있는 소리꾼인 듯 했다. 국악 공연의 감동은 국악 오케스트라단의 연주였다. 지휘자의 손에 따라 국악단은 아리랑을 연주하며 전주문화재 야행의 흥을 돋궜다.

 

   
▲ 경기전 앞마당에서 열린 달빛차회.

 

경기전 안에 입장을 하니 기다리고 있는 프로그램은 ‘달빛차회’. 달빛차회는 설예원 이림 원장이 기른 차문화(茶文化) 사범들이 진행하고 있었다. 우리 부부도 줄을 서서 차(茶)사범들이 정성껏 우려 낸 말차 한 잔에 피로를 씻었다.

 

◆ 전주가 조선왕조의 본향임을 알리는 경기전의 밤

 

경기전은 말 뜻 그대로 ‘전주는 조선왕조 이성계의 경사스런 터’라는 얘기다. 옛날에는 출입문이 동남 방향 모서리였으나 지금은 남향으로 대문이 나 있다. 여기에 동문과 서문이 있다.

 

17년전 故 이동엽 선생의 제안으로 이곳에서 산조축제(散調祝祭)가 열렸다. 산조(散調)란 국악에서 정악(正樂)에 대비 되는 말로 조선왕조 영정조시대 전후에 생긴 국악의 한 장르다. 즉흥성과 독주라는 형식에서 째즈와도 통한다. 뭐 자유로운 영혼들의 자유로운 광음파(光音波)가 산조인듯 하다.

 

그해 10월 무대는 태조 어진이 모셔진 입구쪽에 배치되었고, 경기전 은행나무는 노랗게 물들어 오색 찬란한 무대 조명과 함께 장관을 이뤘다. 경기전 건물의 단청이 조명과 더욱 어울렸던 귀뚜라미 울던 가을밤이었다.

 

당시 명창 김일구 선생 가야금 병창과 누군가의 판소리가 공연되었는데 흥이 오르자, 무대 앞 내빈석에 계신 계룡산 기천무(氣天舞) 당주가 무대로 나와 즉흥적인 춤을 추면서 이들 세 명과 관객이 하나 되는 즉흥 연주가 산조축제를 빛냈다.

 

차 한 잔 마시고 별빛기행 마지막으로 경기전 안을 돌아 뒤안에 있는 어진박물관 앞뜰. 어진박물관은 송하진 시장 때 새롭게 지어진 건물로 조선왕조 역대 왕들의 초상이 모셔져 있다.

 

   
▲ 별빛기행 별자리 관측.

 

마침 하늘은 맑고 별들은 빛나고 있어 별빛 따라 온 길의 최종 집결지가 되었다. 강사의 안내로 참가자들은 조선왕조 역사를 열어준 하늘의 열쇠에 대해 알게 되었다. 만 원권 지폐에 담긴 별들의 비밀 국보 제228호 천상열차분야지도 속 숨겨진 태조 이성계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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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5/29 [08:46]  최종편집: ⓒ jbbrea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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